초등학교에 들어 가기전 서리가 문풍지까지 차 오르는 섣달이면
우물가 땅속 깊이 묻어둔 무우를 꺼내려 주둥이 짚단을 빼내고
어깨까지 흙을 묻히며 하나를 꺼내어 방으로 쫓기듯 들어와,
이불속에서 목만 빼 내어 칼질하는 어머니의 손을 물끄럼이 바라본다
무딘 정지칼로 쓱쓱 껍질을 깍아 이파리쪽 파란부분을 내게 주시고
하얀쪽은 어머니가 드시곤 했는데,
파란쪽이 훨씬 달다는것을 좀더 큰 뒤에야 알았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복조리를 들고 동네 집집마다 돌며
오곡밥을 얻어 집으로 가져 오고,
이따금 차고 간 복주머니에 동전 한 두닢을 넣어 주시던 친척 아지매들.
그때 그 소년,어머니,아지매는 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복주머니란에서 복조리와 쌈지와 그리운 얼굴들이 함께 떠 오른다
-화룡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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