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상리천의 봄

엄광주 2016. 2. 17. 20:01


 

 

 

음지쪽 바위의 얼음이

여전히 한기를 느끼게 하지만

산등성이의 하늘 닿은 자리마다

연두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더러 햇빛이 잘 들지않는 구석진 곳에는

아직도 고드름이 주저리 열려 있어도,

대세는 어쩔수가 없나 보다.




 

 

동장군 휘하에서

자존심 높기로 한가닥 했던

얼음기둥도 힘없이 주저 앉고




 

 

참나무 낙엽사이의 노루귀는

뽀얀 속살을 들어 내며

일어나 햇볕을 쪼인다.




 

 

저 바람둥이 춘풍과

은빛 찬란하여

색스런 온기때문에

가만 앉아 있을수 없기 때문이다.




 

 

섣불리 참호를 뛰쳐나온

다람쥐 한마리가

용케 도토리 한알을  주워

오물거리며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갯버들은 막대사탕을 삐쭉 내밀어

 벌나비 유혹한다.

바야흐로 삶의 치열한 포문을 열고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또 분주히 경쟁하며

하루를 역어 나간다.





 

애기괭이눈이 꽃을 피웠다.

작은 가슴속에 남 보이지 않게

봄을 꿈꾸며 준비하고 가꾸다





 

 

투명한 햇살 한번에 현혹되어

치마를 과감히 젖히고

벌 나비를 받아들일 자세를 갖춘다.



 

 

 

상류의 얼음장 속에서 만든

작은 물방울 하나하나는

계류를 만들어 돌고 넘어지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

봄을 역어 나간다





 

봄은 겨울을 참은 자의 축제이거늘.

일순 축포와 터진 봇물같은 강물이 되어

사랑을 열고 생명을 잉태한다

바야흐로 봄이 시작되었다.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출산  (0) 2016.08.06
지리산 노고단의 여름꽃  (0) 2016.07.30
몰운대  (0) 2015.01.20
우포늪  (0) 2015.01.19
가덕도  (0) 2015.01.19